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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03-22 순례 ( 영남대학교 - 만촌역- 전태일 생가 21.9 km)2022-03-20 16:05

구간 참가 문의 : 김종학 010-7392-0707 

( 영남대학교 - 만촌역- 전태일 생가 21.9 km) 


3월 22일 순례자 명단

박재혁,이원영,이득우,김종학

7
국토 순례 7일 차
경산. 영남대에서
대구. 전태일생가까지
어제는 하루 휴식을 취하고
영남대에서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비가 그치고 난 후.
완연한 봄빛이다
어느 영화 대사에
죽기 좋은 날씨네.라는
장면을 보면서 아무리
냉혹한 조직에서라지만
죽을 순간에 맞다 트려 졌는데
어떻게
그리. 담담할 수 있을까? 했다
영화는 영화로
죽기 좋은 날씨가 아니라
참. 걷기 좋은 봄볕이다
오늘은 대구에 사는
박재혁 친구가
하루를 동행한다
깨어있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열심히 분노하고
열심히 참여하는 친구는
사십이 넘어도
아직. 장가도 못 갔다.
영남대 앞에서 기다리는
녀석에게
야~이. 몽달귀신아
그냥. 웃는다.
안전띠에 몸자보를 붙이고
여는~니가. 길을 아니까.
니가 앞장 서라~
그리고 서로 말이 없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사람이 없다가도
어디선가 또 사람으로 채워진다
개나리도 피었고
겨우내 옷을 벗은 나뭇가지에
연둣빛 여린 잎사귀
조금씩 조금씩 돋아난다
길게 늘어선 벚나무는
처녀 젖가슴 마냥 탱글탱글한
봉우리가 솟아난다
꽃이 피고 잎이 나고
잎이 돋고 꽃이 피고
나무는 무성한 숲이
되어 갈 것이다.
조선 폐간. 언론개혁을
바라는 순례길이지만
살랑이는 바람결과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묻 생명의 아름다움을
오래. 오래
자세히 바라 봄은
덤이다.
봄.
바라 봄.
오늘도
자리를 채워 준
박재혁 친구에게
고맙고 고맙습니다.

3.15에서 4.19까지
조선일보 폐간 및 언론개혁.
언론중재법 개정 촉구.
함께 걷자 우리
이 길을…
 
7~2
국토 순례 7일차
일정을 전태일 생가에서
마친다
전태일 생가는
두 사람이 지나가도 어깨를
스칠 듯 좁은 골목길 구석
한편에 아주 작은 집이다.
골목길 입구엔 안내판도 없고
일부러 물어물어 찾기에도 힘든 곳에 숨어 있다.
굳게 닫힌 문.
낡고 오래된 지붕에
흘려 내리고 있는 흙 벽.
오래 방치된.
그대로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여러 갈래다.
그나마 굳게 닫힌 대문 옆에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열사 옛집이라고 세워둔 입간판이 아니면 흔히 볼 수 있는
폐가와 다를 바 없다.
"아름다운 청년"
자신의 몸으로 감히 짐작할 수도 없는 뜨거운 불길을 삼켜야 했던 꽃다운 청춘을.
그 고통의 아픔을.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산 자의 경의라고 해도
아름다움이라고 하기에는
"전태일"의 외침을
우리는 얼마나 이어가고
지키고 있는지….
대문 앞 입간판도 최근에야
지역 중구 구의원인 이경숙 의원이 세웠다고 한다.
안내와 숙박을 마련해 준
언소주 회원이기도 한
이경숙 의원은 시민 사회운동을
하면서 지역의 생활 정치를 위해 정치에 입문하여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
늦게나마 전태일 생가 복원과 유지를 위해
모금과 조례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일정을 마치고
저녁 식사 자리에
영남대 영문과 교수님으로 계시는
이승렬 교수님께서 찾아와 주셨다
이승렬 교수님은
오랫동안 녹색평론 편집위원으로 있다가
지금은 대구 환경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계신다
영남대에 재직하시면서
영남대 사학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앞장서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학의 문제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교육의 시작이 향교. 서원으로
그 역할을 하면서
근대화 이후
국립. 사립으로 전환되고
지금. 사학의 문제들이
사립학교법인의
개인 사유화에서 비롯되는 것이지만 그 과정의 뿌리는 영남대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지금도 영남대는 형식만
달라졌을 뿐 개인 사유화의 행태는 전혀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사학의 문제들이
어디. 영남대뿐이겠는가

어지러운 밤.
내일부터 순례에 참여하기 위해
대전에서 언소주 회원인 서준수 씨와 서봉희씨가 내려와 주셨다
자신의 시간에 맞춰
기꺼이 시간을 내어 준
감사함으로
노곤함과 어지러운 밤을
털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