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성명/칼럼
제목자랑하지 못하는 상은 상이 아니다, 청룡봉사상 수상자 명단 공개하라!2019-05-31 19:53

[성명서]


자랑하지 못하는 상은 상이 아니다, 청룡봉사상 수상자 명단 공개하라! 


언론소비자주권행동은 지난 4월 23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조선일보 청룡봉사상 수상 경찰관 1계급 특진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한달여만에 오늘 오전 정부서울청사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진영 행안부 장관은 조선일보 청룡봉사상 등 외부포상의 공무원 인사특전을 폐지하겠다고 답변하였다. 공개질의서에 대한 공개적인 답변인 셈이다. 당연한 결정이지만 환영의 박수를 보낸다.


이로써 조선일보 등 특정 민간 언론사가 경찰관 등 공무원의 인사에 직접 개입하는 '1계급 특진', '승진 가산점' 등 문제는 해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권력과 언론의 유착이라는 근본적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여전히 상을 매개로 한 영향력, 심사평가자로의 위력 등 간접 개입과 '장자연사망사건 수사'에서 보듯이 잠재적 피의자 혹은 민원인(고소ㆍ고발 등)과 수사기관이라는 이해 상충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언소주의 한 회원은 "노무현 정부때와 달라진게 없습니다. 상이 살아 남았으니 정권이 바뀌면 다시 슬그머니 특진하겠죠, 조선일보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네요"라고 지적한다. 많은 이들이 '공동주관 유지'를 우려한다. 권언유착 민관유착의 공무원 인사적폐를 청산하는 마당에 똥 누고 뒷처리를 하지 않은 듯한 이런 찜찜함을 왜 남기는가. 문제는 경찰청이다. 유독 민갑룡 경찰청장이 '공동주관'을 고집하고 있다.


언소주는 조선일보사앞에서 <장자연사망사건 철저 재수사 촉구, 조선일보 방사장을 조사하라!>는 1인 시위를 5월 28일까지 총71회나 진행하였다. 언소주가 1인시위를 하는 동안 검찰 과거사위는 2009년 장자연사망사건을 대충 꼬리자르고 덮어버린 검경의 수사농단을 밝혀냈다. 경찰은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과 방사장의 아들인 방정오 TV조선 전대표를 '황제조사' 출장서비스로 접대했다. 성접대 술접대에 이은 조사접대인 셈이다. 방사장의 동생인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은 고 장자연씨를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하고서도 아예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불과 두 달 후 장자연사건팀 경찰관이 조선일보 방사장이 주는 상을 받고 1계급 특진한 사실도 밝혀졌다. 모두가 우려하던 청룡봉사상을 고리로 연결된 권언유착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할 이런 상황에서 왜 유독 민갑룡 경찰청장은 '조선일보와 공동주관'을 고집하는 것일까.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다. 장자연사망사건 수사과정에서 조선일보가 조현오 전 경찰청장(당시에는 수사총책임자인 경기청장)과 강희락 전 경찰청장을 찾아가 협박하고 항의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럴 리가 없겠지만 혹시 지금 민갑룡 청장도 같은 처지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떼어 놓을 수가 없다. 조선일보의 반발 때문에 강행 하기로 했다는 언론보도까지 있고 보니 심히 걱정이 된다.


상을 주고 받으면 준 사람이나 받은 사람이나 자랑을 하고 싶고 자랑을 한다. 이것이 상의 본성이다.  자랑하지 못하는 상은 상이 아니다. 거래다. 떳떳하지 못한 어둠의 거래다. 청룡봉사상은 용상, 충상 등 수상자를 공개하지 않는다. 몰래 심사하고 몰래 상주고 상을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아무도 자랑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런 것을 상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거래라 부른다. 떳떳하지 못한 어둠의 거래다.


이제 언소주는 청룡봉사상 수상자 명단과 공적 내용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할 것이다. 청룡봉사상이 그 이름대로 정말 상이라면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다. 만일 밝히지 못한다면 조선일보와 경찰청 사이에 오간 어두운 거래였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마르기 전에 지금이라도 뒷처리를 깨끗이 하기를 바란다. 경찰은 왜 조선일보 방 사장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는가. 


2019년 5월 31일

언론소비자주권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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